20230401-20230407
Bali & Gili Trawangan
길리 트라왕안 터틀 포인트에서 아침 스노클링을 마친 뒤, 조금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원래 먹으려고 했던 건, 야시장 바로 옆에 있던 아주 작은 박소 누들 가게였는데 시간이 너무 일렀는지 안 열었다.
후보로 뒀던 추천 맛집들은 많이 있었지만 길리 트라왕안 사테 맛집, 수미사테와 다른 한 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섬의 남쪽 야시장 라인에 있었고, 또 거의 대부분 저녁에 오픈하는 식당들이어서 어차피 씻으러 인사나 빌라로 돌아가야 하니 비교적 빌라와 가까운 수미사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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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트라왕안 사테, 수미사테 메뉴
수미사테는 이름과 같이 사테집인데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빨간 소스에 굽고, 맛도 비교적 매운 편이라고 한다. 가게로 갔는데 정말 이런 곳에? 할만한 곳에 되게 허름한 가게가 하나 나타났다. 손님은 하나도 없었고, 가게가 오픈을 한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상황이었는데 가게 앞으로 가니 근처에 있던 현지인이 주문을 받았다. 영어 메뉴도 없는 곳이라 뭐가 뭘까 싶었고, 메뉴에 대해서 알아보고 온 게 아니라서 그냥 대충 시키기로.
일단 사테는 알기 때문에 사테아얌 하나와 다른 메뉴 뭘 시킬까 하다가 뭔지 몰라서 구글 번역기로 번역 시도! 베발룽이라는걸 검색해 봤더니 개자식이라는 번역이 나온다. 설마 레알 멍멍이는 아니겠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베발룽 우랏이라는게 무슨 힘줄이라고 나오길래 그걸 시키려 했으나 우랏이 없다고 한다.
그냥 베발룽만 된다 고하길래 그럼 그걸로 하겠다고 했더니 소고기라고 알려준다. 괜찮냐고 하길래 ㅇㅇ 했다. 아마도 이슬람 종교 때문에 소고기가 괜찮은지 물어본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참고로 남편은 한국에서 택시탔다가 한국말 잘한다고 얘기를 들은 적 있고, 각종 동남아 여행지에서 현지말로 말을 건다.)
그렇게 자리를 잡으려는데.. 뭐..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위생은 역시,, 그나마 괜찮은 것 같은 자리에 앉았는데도 테이블에 밥풀과 소스들이 묻어있다. 그래도 다행히 직원이 와서 식탁을 닦아줬다. 아마도 이전 손님 or 전 날 장사 후 닦지 않은 듯 ..? 흐린 눈 해야한다.
그렇게 음식을 기다리는데 모녀 손님 한 팀과 1인 손님 한 팀이 왔다. 모두 한국인이었다.ㅋㅋㅋㅋ 여긴 한국인 맛집인가! 길리 트라왕안 모든 곳에서 한국인을 제일 많이 만난 곳이 바로 수미사테였다.
수미사테, 완전 한국인 입맛 취향 저격 맛집!
주변에 어슬렁거리던 고양이들이 있길래 우쭈쭈 했더니 바로 다가와서 부비적한다. 길리트라왕안에는 고양이들이 정말 많은데 대체적으로 고양이들이 작고 말랐다. 마른 것도 마른 건데 일단 얼굴 사이즈나 체구 자체도 꽤 작다. 잘 못 먹나 싶어 안타까웠지만..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ㅜㅜ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사테가 나왔다. 맛은~! 정말 너무 익숙한 맛이었다. 사테는 매콤한 닭꼬치 맛이고 ㅋㅋㅋㅋㅋ 베발룽은 갈비탕이다. ㅋㅋㅋ 밥도 같이 곁들여서 먹으니 이게 사실 인도네시아 음식인지 한국음식인지ㅋㅋ 갈비탕에 들어있는 약간의 허브? 고수? 같은 채소가 유일한 차이점처럼 느껴질 정도로 맛이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금액도 섬 가장자리의 여행자 거리의 식당가에 비해서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사테, 베발룽, 밥, 콜라 2개 해서 총 7만 루피아 나왔다. 6천원 돈..!
개인적으로는 너무 한국 음식과 비슷한 걸 먹은 것 같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맛으로는 길리 트라왕안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다. 길리 트라왕안 사테 맛집으로 완전 인정..
그렇게 먹고 났는데 아무래도 바다에서 놀고 나온 것이다 보니 염분 때문에 끈적거리고 불쾌해서 도저히 뭔가를 더 먹거나 어딘가에서 맥주 한 잔을 하기는 좀 그래서 씻고 상쾌한 기분으로 두 번째 점심을 먹기 위해 일단 인사나 빌라로 돌아갔다.